생활이야기

고향마을 인삼전설

신선호세무사 2012. 3. 22. 17:58

 

유래지역 : 충남 금산군 남일면 초현리

제 고향은 금산군 남일면 초현리 205번지입니다. 제 고향 마을에 아래와 같은 인삼전설이..

 

나무가 숲을 이루고 산새와 들새 소리만 요란스럽게 들리는 고개 아래에 칠십이 넘은 늙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식 하나 없었으므로 늙도록 일을 해야만 입에 풀칠을 할 수가 있어서 날이 밝으면 이른 새벽부터 일을 하였다. 다행히도 산에는 따 먹을 열매가 많아서 할머니는 산을 헤매어 나무 열매를 따 왔고, 할아버지는 들을 태워 밭을 만들어서 곡식을 가꾸는가  하면 강변에 나가서 고기를  잡아다가 생활을 꾸려가곤 하였다.

 

하루는 할머니가 산으로 나무 열매를 따러 갔다가 허기져 우는 호랑이 새끼 한마리를 줍게 되었다. 처음엔 호랑이 새끼인지도 모르고 바구니에 담은 할머니는 집에 데리고 와서 먹을 것을 주었다. 호랑이 새끼는 허기진 판국이라 주는대로 음식을 모두 먹어치웠으며 그날부터 노부부들은 집 옆에 나무망을 쳐놓고 호랑이 새끼를 기르게 되었다

 

원래가 인심이 좋은 노부부라 호랑이새끼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마치 자식처럼 사랑했으며 한가할 때는 호랑이 새끼와 노는 것이 즐거움이기도 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호랑이 새끼를 키우기 시작한 것도 다섯달이 지났다.그동안 큰 짐승이라고는 멧돼지 정도나 흔히 볼 수 있었고 호랑이란 동물은 산속에 있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인데 하루는 새벽에 이상한 발자국 소리를 듣고 방문을 열어 본 노부부는 깜짝 놀랐다.

 

호랑이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 지어놓은 나무우리를, 두마리의 호랑이가 빙빙 돌면서 혓바닥으로 쓰다듬으며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저게 바로 호랑이로구나." 그들은 문구멍 사이로 살펴 보면서 그렇게 속삭였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호랑이들이 사라졌을 때 노부부는 나무우리 가까이 가서 호랑이에게 더욱 맛있는 음식을 듬뿍 먹였으며 이제는 친숙해서 나무우리로 뛰어오르는 호랑이 새끼와 더욱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그들은 보통때처럼 그날도 일을 하고 밤이 되어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밤에 그들은 똑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선 "나는 진악산의 산신이다. 네가 그동안 나의 사자인 호랑이의 아들을 키워준데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노라. 더구나 산에서 방황하는 호랑이의 아들을 발견하고 키워주지 않았던들 그 놈은 굶어서 죽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저녁 지금쯤 네가 키웠던 호랑이 아들은 그의 부모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고 그 우리는 텅 비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섭섭해 하지 마라. 너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할 것인즉, 내일 저녁 밤이 어두워지면 진악산 동쪽 봉우리 아래에 굴이 있는데 그 쪽으로 오너라. 내가 거기서 너를 만나서 이야기할 것이다." 꿈에 산신령이 사라지자 할아버지는 순간적으로 잠에서 깨어나 앉았다. 할머니도 잠자리를 차고 일어나며 "여보 나 산신령 꿈꾸었어요." 하고  할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같은 시간에 똑같은 꿈을 꾼 노부부는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횃불을 밝히고 나무우리로 가보았다. 거기엔 꼭 있어야할 호랑이 새끼가 없었으며 우리의 문은 그대로 잠겨 있었다. 노부부는 그 이튿날 저녁 진악산의 산신령을 만나 보기로 하고 여장을 차린 다음 집을 출발하여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이  진악산 동쪽 물이 흐르는 굴 가까이 도착했을 때는 밤이 으슥해서였다. 그들은 굴 가까이에 쪼그리고 앉아서 산신령을 기다리는데 얼마후에 회오리 바람이 몰려오는 소리가 한참동안 들리더니 그들 앞에 하얀 옷을 입은, 백발의 수염이 긴, 산신령이 호랑이 여러 마리를 데리고 나타났다.

 

 "잘들 왔구나. 내가 여기까지 그대를 부른 까닭은 산 아래에 사는 사람들이 가뭄만 들면 호랑이를 잡아서 죽이고 그 머리를 놓고 이 굴속에 제사를 지내 진악산 호랑이 씨가 마를 지경이다. 이 굴속엔 천년이 지나도 승천을 못하는 이무기가 한 마리 살고있는데 비가 안와 여기에 제사를 지내면 이 이무기가 조화를 해서 비를 뿌리게 한다나..... 어리석은 생각인데 그걸 관습처럼 하고 있단 말이다. 내가 부탁하건데 네가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굴속에 있는 이무기에게 제사를 지내지말고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일러라." "네...." 그는 위엄에 놀래어 더욱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네 앞에 있는 풀을 잘 보아라.그 풀은 산삼이란건데 캐다가 여러 갈래로 심어도 자생을 하는 것이니라. 그걸 잘 가꾸면 네 여생은 걱정 없으리라. 호랑이 새끼를 키워준 보답이니라." "신령님, 신령님, 감사하옵니다." "또 한가지 그 산삼을 갈라서 심은 자리에 석장을 세워라. 그러면 산삼밭을 어지럽히는 짐승들을 호랑이들이 보호해 주리라. 이게 보답이니라."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가 머리를 숙이자 처음처럼 회오리 바람이 불더니 호랑이 울음과 함께 산신령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날 산에서 내려온 노부부는 그 이튿날 다시 산으로 올라가서 산삼을 한 지게 가득 캐어들고 내려왔다. 그리고 산을 불태워 밭을 만들고 거기에다가 산신령이 말한대로 갈라서 심었다. 그리고 산삼밭  위쪽에 큰 돌로 석장을 세웠더니 산삼 밭엔 짐승 하나 새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았으며 가끔 밭에 나가면 호랑이들이 교대로 산삼 밭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산삼은 곱게 자랐다. 이웃에서 병에 걸려 신음하는 사람에게 산삼 뿌리 하나를 준것이 바로 병이  완쾌되자 그 소문은 전국에 퍼져 나갔다. 그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산삼을 사가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신기한 뿌리라 하여 인삼이라고 부르게되었다. 인삼을 가꾸는 노부부는 백살까지 살다가 죽었다고 하는데, 인삼 뿌리의 효시라 전한다. 금산군 남일면 초현리 풀고개에 가면 큰 고개에 몇 해 전까지만해도 석장이 서 있었다고 하며, 이곳이 처음으로 인삼이 가꾸어진 곳이라고 전해진다.

 

 

출처 : 한국인삼명가

 http://www.insamman.com/